산왕사의 창건은 한 보살님의 깊은 수행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보살님은 이십 대 후반부터 유서 깊은 명찰(名刹)과 영험한 명산, 그리고 정진과 기도에 더없이 적합한 수행 도량을 두루 찾아다니며 오랜 세월 동안 기도와 정진의 길을 한결같이 이어오셨습니다. 그 수행의 시간 속에서 보살님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의 길을 찾고자 쉼 없는 정진을 이어가셨습니다.
수많은 명산을 오르내리며 기도와 수행을 이어오던 중 보살님은 울산 언양에 자리한 고헌산 자락의 한 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그 터에 이르자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청정한 기운이 마치 온 몸을 감싸안는 듯 하였습니다. 그렇게 보살님은 그곳에 텐트를 치시고 기도수행을 시작하셨습니다.
기도수행을 이어가던 어느 날 밤 보살님께서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푸른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능선 사이로 한 마리의 거대한 호랑이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크게 포효하며 보살님께 달려와 품속에 안기듯 뛰어들었습니다.’ 깜짝 놀라 눈을 뜬 보살님은 호랑이가 나왔던 능선을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고 계시다가 조용히 눈을 감고 두 손 모아 합장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었습니다. “바로 이곳이구나... 산신님께서 허락하신 자리”
그날 이후, 보살님은 자리 잡으신 그 터에서 더욱더 기도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새벽의 차가운 기운 속에서도,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밤에도,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보살님의 기도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산을 오르내리던 이들과 인근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이들의 입을 통해 고헌산 인근 지역에 하나 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산에 홀로 수행하는 보살님이 계신다더라“ ”그 자리에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보살님께서 기도와 수행을 이어가시던 그 터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돗자리 하나를 펴고 함께 기도하던 이들이었으나, 점차 텐트를 치고 며칠씩 머물며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찾아오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이 자연스레 모였고, 모인 사람들은 소박한 조립식 건물을 지어 그 안에서 기도와 수행에 정진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거듭될수록 그곳에 깃든 정성과 원력은 작은 조립식 건물만으로는 더 이상 담아낼 수 없을 만큼 깊어졌으며 많은 이들의 정성 어린 보시와 간절한 발원이 더해져 조립식 건물은 점차 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고, 마침내 고헌산의 품 안에 ‘산왕사(山王寺)’라는 이름의 사찰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고헌산 산왕사(山王寺)는 ‘사람이 세운 사찰이 아니라 기도가 불러낸 사찰이다’ 라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